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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필자가 2002년 10월 14일 코리안라이프에 기고했던 글입니다.

흔히 일반 사람들은 도박자가 도박에 완전히 통제력을 상실했을 때는 도박을 중단할 능력이 없다기보다는 도덕심이 약하고 도박을 중단하려는 “의사가 없는 것”으로 생각들을 한다.

1. 도박자의 내면적 심리

정신의료기관 종사자들은 도박을 중독 될 수 있는 것으로 보며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릴 때까지 도박을 할 정도로 도박 매력에 대한 충동이 매우 강한 것으로 본다.

1920년대에 명성을 날렸던 한 그리스 도박자는 재산을 모두 탕진한 다음에 “다음 도박으로 내가 이길 수 있는 가장 최선의 일은 도박을 하면 반듯이 잃는다는 것을 터득” 하는 것뿐이라는 유명한 말을 했다.

도박도 다른 약물 사용의 경우와 같이 처음 도박부터 나쁜 감정이나 상황을 회피할 수 있는 체험을 하게 되어, 내적으로 “심리적 의존(Psychological dependency)”을 시작시켜서, “불편한 마음이” 생길 적마다 회피하고 싶은 생각을 더 하게 만든다.

점차 도박을 하면서 평소 “불편함을 참고 견디던 힘(Tolerance for discomfort)” 마저 사라지게 되어 곧바로 “중독패턴(Addictive pattern)”이 형성된다. 이 때쯤이면 도박중독은 도박자의 “가장 절친한 친구(Best friend)”가 되어,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과의 건전하고 정상적인 관계성이나 활동에 관심이 없어지게 된다.

개인적인 요인에 따라서 도박자들은 매일, 1주에 1~2번, 또는 이따금 도박을 하는 등 각기 다른 중독 사이클을 보인다.

2. 도박중독 현상

도박에 중독 된 사람들은 대개 다음과 같은 현상들을 보인다.

1) 허용한도 증가(Tolerance Demonstration) -

    동일한 도박 흥분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도박을 점점 더 자주 그리고 많이 해야만 한다.

2) 정서적 의존(Emotional dependency) - 도박에 정서적으로도 의존이 된다.

3) 불편한 감정 증가(Discomfort increase) -

    도박을 해도 불편함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도박을 중단하면 더욱 불편한 감정에 휩싸인다.

4) 상태악화(Situation worse) - 도박으로 가족, 경력, 또는 사회생활 등이 망가진다.

중독증의 “만성적 및 진행성 본질(Chronic & progressive nature)” 때문에 도박의 부정적 결과가 누적되면 도저히 혼자 참고 견디기 어려운 내적 스트레스가 형성되며, 이는 오히려 도박자로 하여금 “도박세계(Gambling world)” 안으로 더 회피하도록 부추긴다.

3. 중독 사이클과 도박 갈망감 형성 

도박자는 이제 자신의 고통을 없애는 유일한 방법은 고통을 줄이거나 또는 도박을 더 많이 하는 길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한다.

도박자 역시 무척 도박을 중단해 보려고 노력을 해 보지만, 일시적일 뿐이며 혼자의 힘으로는 내면적인 갈등 요인들을 해소할 수 없으므로 다시 도박을 할 수밖에 없어, 전보다 더욱 심하게 도박을 하게 된다.

일부 도박자들은 술이나 약물 사용을 “현실도피 무기(Escape weapons)”로 함께 사용하기도 많다.

이러한 도박 사이클이 도박자의 내면에 중독증으로 자리 잡을수록 도박을 하고 싶은 “갈망감(Craving)”은 더욱 증가되어, 더 많은 돈과 시간 그리고 신경을 도박에만 전념하게 만들어서, 결국 영적 파국으로 치달아 삶의 가치와 도덕의식마저 포기하게 만든다.

그래서 종종 도박자의 아내들은 “저 사람은 내가 결혼했던 사람 모습이 아니다!” 라는 탄식을 하며....

부모들은 “내가 믿고 정성 들여 키웠던 내 자녀의 모습이 절대 아니다!” 라며 가슴을 치며 통곡하고, 자식이 잘못 된데 대한 죄의식으로 고통스러워 한다.

4. 중독 도박의 3가지 진행단계

얼마 전에 작고했지만 생전에 도박을 병으로 보고 도박 진단과 치료에 심혈을 기우려 “근대 회복치료 개척자”로 알려진 정신 심리가 Robert Custer 박사는 도박을 “따는 단계(Winning phase), 잃는 단계(Losing phase), 절망단계(Desperation phase)” 3 가지로 정의했다.

물론, 더러 돈을 땄다가 읽고 다시 따는 사람도 있고, 눈덩이 같은 도박 빚 때문에 몇 년간 도박을 중단했다가 다시 도박을 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필자의 회복 치유사역 경험을 통해서 봐도 대부분은 Custer 박사의 3단계 도박중독 진행과정이 맞는다고 본다.

5. 가족들의 회복 간섭(Family intervention)

1960 년대 이전에는 도박 회복을 당시 알코올과 마약의 경우처럼 도박 빚으로 집안이 거덜 나거나 공금유용으로 감옥을 가서 “피해 마지막 단계(Hit bottom)” 까지 가야만 회복 도움을 받아드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러나 오늘날에 와서는 중독증에 대한 가족들의 이해와 도움으로 도박자가 이혼, 경력 상실, 자해, 자살 등의 처참한 마지막 절망단계에 도달하기 훨씬 이전부터 회복으로 안내할 수 있다고 보며, 그 효과도 좋다. 그래서 가족들의 이런 노력을 “가족 회복간섭(Family intervention)” 이라고 말하며, 미국에서는 Family intervention에 대해서 보수를 받고 전문적으로 중독자 가족들을 교육시켜주고 도와주는 기관까지 생겨났다.

우리나라와 같이 권위주의 적인 문화와 남성 도박자가 많은 사회에서는 거의 반 강제로 회복을 시작시켜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가족들의 회복간섭에 대한 교육과 도움을 줄 수 있는 회복기관들과 회복안내에 대한 전문 프로그램이 절실히 필요한 실정이다.

이 글을 보신 가족 분들은 내 가정도 “치료될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가지시고, 사랑하는 중독 도박자가 마지막 절망의 단계로 치닫게 내버려두지 마시고, 먼저 가족이 회복을 시작하면서, 중독자를 회복으로 안내하실 수 있는 “회복치료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이제 도박 중독증의 내면, 살상, 진행과정, 회복시작 등을 이해하신 지금....

부모의 중독증으로 이유 없이 학대당하는 어린 자녀들과 도박자의 회복을 위해서 가족들이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과 같이 잔인한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

* 가족 분들부터 주위에 있는 12단계 그룹 도박회복 모임에 참석하시기 바랍니다.

이해왕 선교사

한인 중독증회복 선교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