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과 중독가정 자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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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해왕선교사 작성일20-05-16 06:07 조회10,46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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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2008년 5월 7일자 미주한국일보 오피니언에 기고했던 내용입니다.
5월은 "가정의 달"로 매년 행복한 가정을 촉구하는 여러 행사들이 치러지지만 정작 중독가정이나 그 자녀들을 위한 행사는 찾아 볼 수 없어 안타깝다.
중독은 외관상 병같이 보이지 않지만 육체적, 경제적, 정서적, 영적인 모든 면에서 가족전체를 병들게 하는 "병중의 병" 이다. 사회와 이웃은 가정의 달을 맞아 중독가정의 아픔을 위로해주고 회복으로 안내하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아빠의 중독문제를 안 엄마가 아무리 아이들이 모르게 조심을 해도 자녀는 눈치로 알아차린 순간 "중독자의 자녀" 신분으로 자동 전락되어서 성장환경의 뒤바뀜은 물론 부모의 중독진행 악화과정에 따라서 본의 아니게 거짓말, 가정폭력, 생활고, 거짓 증언, 이사, 전학, 학업중단, 소년소녀가장 역할 등 온갖 고통과 시련을 겪게 된다. 혼동과 두려움에 떨게 되며 심지어는 어린 마음에 자신이 무엇을 잘못 해서 부모가 중독되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이렇게 혼돈과 두려움, 그리고 수치심과 죄책감 속에서도 부모의 중독행위와 부정적인 결과들에는 속수무책인 자녀들은 소외감과 수줍음을 보인다. 이로 인해 낮은 자아 심과 불신감이 형성되어 삶과 인격형성에 적신호가 생기기 쉽다. 그래서 부모의 중독 문제를 자녀들에게 솔직히 이야기 해 주는 편이 좋다.
대부분 한인부모들은 “내 가정의 중독문제를 절대로 외부에 말하지 말자”며 자녀들에게 함구령부터 내리지만, 오히려 주위에 우리와 같은 중독문제 가정들이 많음을 이해시키면서 내 가족의 중독문제와 억압된 정서감정을 수치감 없이 외부에 표현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것이 자녀의 심적 고통해소를 위해서는 더 낫다.
그리고 자녀들에게 “중독자 부모는 나쁜 사람(Bad person)이 아니며, 중독은 병이고 단지 아픈 것" 이라는 말을 해주고 절대로 부모의 중독이 자녀 때문이 아니라는 점 을 확실히 이해시켜 주어서 자녀가 죄의식과 증오심을 갖지 않도록 배려해 주어야 만 한다.
또 결혼한 자식이 중독자일 경우 집에 잘 들어오지 않거나 별거, 이혼, 가정폭력, 공금 유용 등으로 감옥살이를 해 조부모가 손자와 손녀들을 돌봐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은 아이들의 안전과 가능한 부모의 중독결과로부터 충격을 덜 받도록 보호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어린 자녀들은 부모로부터 버림을 받았거나 사랑받지 못한다는 감정으로 화가나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부모가 돌봐주지 못하는 동안에 조부모가 대신 잘 돌봐줄 것이라는 신뢰감을 주어 안정시켜야 한다.
"미국 중독자 자녀협회"에서는 중독자 부모를 둔 자녀들에게 "7가지 C 원칙"을 적용하라는 충고를 한다.
즉, 자녀가 부모의 중독을 "야기(Cause)" 시킨 것이 아니며, 자녀의 힘으로는 부모의 중독을 "치료(Cure)" 할 수 없고, 부모의 중독을 "통제(Control)" 할 수도 없어, 자녀는 자기 자신만 "돌볼(Care)" 수 있을 뿐이며, 자신의 감정을 원활히 "소통(Communicating)" 시키고, 건전한 "선택들(Choices)"을 해서, 스스로 자기 자신을 "축하(Celebrating)" 해 주는 생활을 하라고 한다.
남편의 중독으로 힘든 엄마는 적당한 시기에 아빠의 중독문제를 사실대로 알려주는 것이 자녀들의 입장에서도 부모의 중독문제에 긍정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여태껏 중독추구 모습만 보여 온 아빠가 자신의 중독 병을 인정하고 회복치 유에 참여하는 결단과 행동을 보여준다면 자녀들에게 "가장 큰 가정의 달 선물이" 될 것이다.
▶ 미주 한국일보 인터넷 신문 - 가정의 달과 중독가정 자녀들
(필자가 2008년 5월 7일자 미주한국일보에 기고한 글)
이해왕 선교사
한인 중독증 회복선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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